전시일정

카페두잉 오프닝 기념 전시 2017

황슬 2017. 2. 10. 20:48

담다

항상 이미지가 머리에 맴돈다.

펄펄 열이 나는 날,

엄마의 포대기 안에서 나풀거리던 살결 색의 연한 이미지와

몇 살이냐는 질문에 어리바리 펴진 내 조그만 붉은 손가락 네 개.

태어나 처음 탄 배 위에서 바라보는 물거품들,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구멍 숭숭 난 두부 한판과

아플 때면 엄마가 구걱구걱 따 주시던 황도의 노랑...

 

그것이 100년 전이건 1년 전이건

나의 작업은 시공간을 초월해 감상자의 눈앞에 무차별적으로 다가간다.

사각 안에 멈춰 있지 않고 시간의 흐름 따라 다른 이미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리는 작업에는 힘이 필요 없다.

밥을 먹으려 수저를 들 듯 붓을 들면 스스로 생동한다.

그림을 위한 동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림이 나의 동력이 됨을 고백한다.

 

내 속의 주제가 내 밖의 소재를 찾기도 하고

내 밖의 사회 현상들로 주제가 생기기도 한다.

혹 주제가 무겁더라도 표현은 가깝고 친근한 것들로 형상화 하려 한다.

삶의 모든 재료를 쏟아 엮은 조화가 아름답기를,

내 삶 이후에도 치유와 희망이 되기를,

따뜻하고 부드럽게 강하길 원한다.

 

 

 

전시기간 :  2017년2월 10일 - 3월 3일

전시장소 : 페미니즘 멀티카페 두잉 오픈기념 전시